복식디자인론 : 복식디자인의 요소 - 선 (6)

 

 

3. 선의 조화

 복식디자인에서 선의 조화는 다른 디자인 요소와 마찬가지로 '변화가 있는 통일'에 의하여 얻을 수 있다. 실루엣선, 디테일선, 형태, 여백, 무늬 등이 서로 공통점을 가지고 통일(unity)을 이루도록 하고, 그 위에 변화를 시도하여 디자인의 엑센트를 만들어내면 디자인의 최종 목표인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다만 변화에 있어서 선은 색채나 재질과 차이가 있다. 색채나 재질은 일단 만들어진 후에는 고정되어 있다. 하지만 선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인체가 갖는 형태의 특성과 인체의 활동으로 다양하게 변화한다. 그러므로 선의 조화는 주로 선의 통일성, 일관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변화는 통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추구한다.

 

 

(1) 인체와 의복선의 조화

 의복은 인체 위에 입는 것이기 때문에 인체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의복의 선의 조화를 디자인할 때는 선 자체의 조화보다 선과 인체와의 관계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머리와 몸통과 사지로 구성된 인체의 형태 특성은 의복선의 상당한 부분을 이미 결정한다. 가슴과 엉덩이의 입체형과 곡선은 이에 맞는 의복선으로 표현되며, 팔과 다리의 구조는 직선적인 소매와 바지의 선으로 표현된다.

 

 디자인선은 인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특성을 존중하여 선택해야 한다. 의복의 어깨선, 허리선, 밑단선 등은 모두 인체의 어깨선, 허리선, 무릎선 등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유행에 따라 인체선에서 벗어나거나 인체선을 왜곡하는 스타일이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행이 지나면 아름답게 평가되지 않는다. 인체선에 가장 충실한 스타일은 클래식 스타일이다. 이것은 유행에 무관하게 항상 아름답게 평가받는다.

 

 

(2) 선과 선의 조화

 한 종류의 선이 디자인 전체를 지배하도록 하는 것은 통일감을 위하여 우선으로 필요하다. 지배적으로 사용된 선의 성격이나 느낌이 의복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한다. 주체가 되는 지배적인 선 없이 여러 종류의 선이 혼용될 경우에는 느낌의 일관성이 없어 디자인의 성격이 모호해지고 혼란스럽게 보이기 쉽다.

 

 하지만 모든 선의 지나친 통일은 단조로움을 준다. 그 때문에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통일감 위에 약간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의복의 선은 인체의 구조에 맞추어 이미 변화한다. 선의 조화는 의도적인 변화보다는 일관성 있는 통일감을 통하여 이룰 수 있다.

 

 

실루엣선과 디테일선의 조화

 의복의 선 중에서 실루엣선은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선이다. 실루엣선을 디자인의 주제가 되는 주선으로 삼고, 실루엣 안에 있는 디테일선들을 이와 통일감 있게 맞추는 것이 조화를 이루는 좋은 방법이다. 실루엣선과 실루엣 안의 선의 조화는 선의 종류와 선의 방향의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룰 수 있다.

 

선의 종류 

 실루엣 안의 선들을 실루엣의 선의 종류와 같게 함으로써 조화를 이룬다. 주선과 지나치게 다른 선의 조화는 매우 어렵다. 직선과 로코코 곡선과 같이 지나치게 성격이 다른 두 선은 각각 표현하는 느낌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직선이 갖는 날렵하고 강한 느낌과 로코코 곡선의 부드럽고 귀여운 느낌이 서로 조화롭게 합쳐져 한 의복의 공통된 분위기를 연출하기는 어렵다. 프린세스 라인과같이 완만한 곡선이 어느 스타일에나 많이 사용되는 것은 만곡선이 직선과 로코코 곡선의 중간 위치에서 있어 어느 것과도 조화를 이루기 쉽기 때문이다.

 

 실루엣선이 만곡선을 이룰 때에는 실루엣 안의 디테일선들 역시 유사한 곡률의 만곡선을 사용하고, 실루엣선이 직선을 이룰 때에는 실루엣 안의 디테일선들도 역시 직선을 사용함으로써 일관성을 유지한다. 동일한 종류의 선을 반복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의복의 특성상 사용되는 부위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필요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

 

선의 방향

 선의 방향도 실루엣과 일관되게 사용함으로써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실루엣이 사선을 이룰 때에는 디테일선에서도 사선을 사용하여 통일감을 표현한다. 스트레이트 실루엣의 경우에도 역시 디테일선에서 가로 또는 세로선을 사용함으로써 통일감을 표현할 수 있다.

 

 

 

디테일선끼리 조화

 실루엣 안의 선의 종류와 방향을 실루엣선에 맞추어 디자인하면, 디테일선끼리는 자연스럽게 서로 조화를 이룬다. 즉 칼라, 포켓, 커프스 등을 비롯하여, 요크선, 앞트임선 등 디자인에 표현된 선들이 곡률과 방향에서 서로 유사성을 가지게 되고 통일을 이루며, 그러면서 각각의 위치와 형태는 다르기 때문에 변화의 효과를 준다.

 

 

 

(3) 선과 옷감의 조화

 디자이너가 선택한 선은 옷감의 재질, 옷감의 무늬와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디자인선과 무늬의 통일감

 디자인선과 무늬의 조화는 선과 선의 조화, 선과 실루엣의 조화와 동일한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옷감의 무늬는 그것 자체가 이미 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것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선은 이미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다. 따라서 디자인선들을 무늬의 선과 통일감있게 선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줄무늬의 옷감은 그 특성을 살려 직선적인 실루엣을 선택하고, 실루엣 안의 선들도 실루엣이나 무늬의 선과 통일감있게 사용한다. 꽃무늬 역시 무늬선의 특성을 살리고 이와 통일감 있는 선을 선택하면 좋다. 옷감의 무늬와 디자인선의 관계는 후에 무늬와 디자인 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디자인선과 재질의 통일감

 옷감의 무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선을 표현하는 반면에 옷감의 재질은 표현할 수 있는 선과 느낌을 내포하고 있다. 재질이 주는 특성에 따라 조화되는 선이 제한되기 때문에, 재질의 물리적 특성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선이 달라진다.

 

 

재질의 물리적 특성과 선

 재질의 물리적 특성, 특히 유연성 정도에 따라 효과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선이 달라진다. 드레이프성이 큰 유연한 재질은 신체선을 따라 섬세한 선을 만든다. 반면에 빳빳한 재질은 신체선에 덜 영향을 받으며 옷감 자체가 선을 이루기 때문에 직선적이며 힘 있는 표현에 효과적이다. 재질의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심지나 안감 등을 이용하여 재질의 유연성을 변화시켜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우수한 디자인이다.

 

 

재질의 감성적 특성과 선

 재질의 느낌은 이미 완성된 의복의 느낌을 예고한다. 따라서 재질의 느낌과 일관된 선을 선택하는 것이 통일감을 주므로 조화롭게 보인다. 두꺼운 재질, 거친 재질, 비치는 재질, 광택 있는 재질 등이 주는 느낌과 일관성이 느껴지도록 선의 종류와 방향 등을 결정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