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의 원리를 복식디자인에 적용하고자 할 때는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첫째, 비례의 원리는 기본 개념을 복식디자인에 중요하게 적용하되, 숫자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황금분할이나 그리스의 직사각형 등의 개념은 조화되는 관계를 만드는 좋은 기준이 될 뿐이지 정확한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확한 숫자는 인간의 수없이 다양한 체형에 착용되었을 때 별로 의미를 갖지 못한다.
둘째, 인체가 가지고 있는 비례가 우선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소매의 형태를 결정하고자 할 때는 팔이 가지고 있는 구조와 형태가 우선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인체의 비례에 충실하면서 비례의 원리를 적용해야 좋은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셋째, 유행을 고려해야 한다. 유행의 중요한 요소인 실루엣의 변화는 곧 비례의 변화를 의미한다. 극단적인 비례라도 유행 경향에 맞추어 적절히 수용하여야 한다. 다만, 극단적인 비례의 유행 스타일은 유행이 지나고 나면 아름답다고 평가되지 못한다.
이처럼 인체구조와 유행을 함께 고려하며 비례의 개념에 근거를 두고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비례는 다른 부분과의 관계에 적용되는 원리이다. 선 자체보다는 선으로 구성된 면이나, 면으로 구성된 형에 주로 적용한다.
복식디자인 과정은 지속적인 면의 분할이라고 할 수 있다. 실루엣 전체의 면을 상의 밑단 선으로 분할하고, 상의 전체를 앞여밈 선의 위치로 분할하고, 나누어진 앞판 전체 면을 다시 칼라로 분할한다. 이처럼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지속해서 면을 분할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비례의 원리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황금분할에 따른 분할
복식디자인에서 실루엣 전체를 가로선으로 분할해야 할 때 황금분할을 활용한다. 그러나 황금분할의 정확한 수치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황금분할이 추구하는 미적 상태(변화가 있는 통일가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황금분할에 가장 가까운 수치는 8:5 또는 5:3 정도의 비례이지만, 계속 설명하고 있듯이 반드시 수치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략 긴 부분이 전체의 1/2 이상. 2/3 이하가 되도록 한다. 이 정도로 분할된 두 면은 충분한 유사성과 차이를 동시에 갖는 조화로운 분할이 될 수 있다.
미니스커트가 유행할 때는 상의의 길이가 길어지고, 반대로 스커트 길이가 길어지면 상의의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은 한 부분을 다른 부분보다 충분히 길게 함으로써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함이다.
면을 이등분하는 1/2선의 위치는 비례의 원리에 맞지 않으며, 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와 유사한 이유로 삼등분, 사등분 분할도 피하는 것이 좋다. 등분을 피한다는 개념을 확장해 보았을 때, 연속적으로 반복되는 단위의 수는 홀수로 하면 좋다. 예를 들어 단추의 수를 홀수로 하는 것이 좋으며, 단추를 연속으로 붙일 경우 단추 사이의 간격을 단추의 크기와 같지 않도록 하는 것이 조화를 이루기에 쉬운 방법이다.
각 면의 길이가 차이 나게 분할
한 면을 분량이 똑같이 나누는 것은 변화의 여지가 없고 딱딱하며 미적 가치가 낮아지므로 피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면의 수와 관계없이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복 전체를 여러 개의 면으로 분할할 때 각 면의 길이가 서로 다르도록 분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커트 위에 긴 재킷을 입고 벨트를 맨다면, 의복의 면은 어깨에서 벨트까지, 벨트에서 재킷의 밑단까지, 재킷의 밑단에서 스커트 밑단까지로 나누어진다. 이때 이들 중 어느 두 면도 길이가 동일하지 않도록 서로 차이가 있도록 분할한다.
칼라, 커프스, 포켓, 리본, 단추 등과 같은 디테일의 규모는 의복 전체의 실루엣, 착용자의 체형, 옷감의 재질 등에 따라 통일감을 갖도록 결정해야 한다.
실루엣과 디테일의 규모
디테일에 대한 일반적인 크기의 규모에 맞추되, 실루엣의 크기에 어울리도록 디테일의 규모를 결정한다. 실루엣이 풍성하고 클 때는 보통 생각하는 디테일보다 좀 더 큼직하게 디자인하고, 슬림한 실루엣에는 슬림한 바인딩, 슬림한 앞트임, 슬림한 칼라와 같이 디테일도 작게 디자인한다. 이것은 실루엣과 디테일의 규모를 맞춤으로써 전체적인 통일감을 살려주기 위함이다.
체형과 디테일의 규모
디테일과 디테일을 제외하고 남는 면적(여백)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체형이 커지면 디테일도 함께 커져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체형이 큰 사람이 작은 칼라를 입으면 칼라를 제외하고 남는 면적이 지나치게 커진다. 이 경우 칼라를 크게 조절하여 여백을 줄여야 하며, 포켓이나 커프스와 같이 다른 디테일을 추가함으로써 여백을 분할시키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반대로 체형이 작은 사람은 디테일을 작게 하여 전체와의 일관성을 추구한다. 동시에 디테일과 여백의 관계도 조화되도록 한다. 체형이 작은 사람은 가지고 있는 여백이 작기 때문에 디자인을 단순하게 하여 작은 면적이 또다시 분할되는 것을 조심하면 좋다.
재질과 디테일의 규모
재질감은 의복이 주는 전체적인 느낌을 결정한다. 그 때문에 재질이 주는 느낌과 디테일의 규모가 서로 일관성이 있을 때 조화를 이룬다. 두껍고 거친 재질은 느낌이 투박할 뿐만 아니라 옷으로 만들었을 때 실루엣이 커지므로 이에 맞도록 디테일의 규모를 크게 하는 것이 좋으며, 반대로 앏고 매끄러운 재질은 느낌이 섬세하므로 디테일의 규모도 작게 하는 것이 어울리는 편이다. 칼라, 포켓 등의 디테일뿐만 아니라 벨트 등의 부속품도 마찬가지다.
복식디자인에서 각 디테일의 규모가 서로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즉, 각 디테일의 크기는 서로 공통점을 느낄 수 있도록 유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나친 획일성을 피하고 필요한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 디테일의 크기는 전체적인 실루엣과 재질 특성에 따라 이와 일관성을 갖도록 디자인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 의복의 각 디테일들끼리 서로 비슷한 규모가 되며, 이런 상태가 조화로운 디자인이다.
복식디자인에서는 주머니처럼 디테일의 형태가 사각형인 경우와 망토, 조끼, 스커트 등과 같이 실루엣이 사각형인 경우가 있다. 두 가지 모두 비례의 원리를 적용하여 가로와 세로의 관계를 결정하는 것이다. 가로와 세로가 서로 통일감을 갖도록 유사하면서 동시에 충분히 차이가 나도록 하기 위해서 정사각형의 형태를 갖게 되는 디자인은 되도록 피하도록 한다.
1960년대 유행했던 미니스커트는 짧은 길이에 맞추어 폭도 좁았으며 가로와 세로의 비를 대략 2:3으로 했다. 반면에 1970년대에 스커트 길이가 길어지면서 폭도 같이 풍성해지고 가로와 세로의 비를 그대로 유지했다. 1990년대 다시 미니스커트가 등장했을 때는 폭이 다시 좁아져 스판덱스(spandex) 옷감을 이용한 몸에 꼭 붙는 스타일이 나오기도 했다. 디자인에 따라서는 폭이 길이보다 긴 스커트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적용되는 원리는 마찬가지다.
뚱뚱한 체형은 보통 스커트 길이를 길게 하는 것이 조화롭게 보이는데, 이것도 폭이 넓어짐에 따라 길이도 같은 비례로 늘리는 것이 가로와 세로의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같은 길이로 폭만 넓어지면 가로와 세로가 거의 같아져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
두 가지 이상의 색채를 한 의복에서 함께 배색할 때, 각 색채가 차지하는 면적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색채에 비례의 원리를 적용할 때 세 가지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한 색채가 넓은 면적을 차지하여 주색채를 이루고, 나머지는 주색채를 보완, 강조하는 부색채가 되도록 한다.
둘째, 배색하고자 하는 두 면의 면적이 비슷할 때는 유사조화를, 면적차가 클 때는 대비조화를 사용한다. 그 이유는 비슷한 면적에 대비되는 색채를 사용할 경우 일관성 있는 느낌이나 분위기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액세서리류와 같이 적은 면적에는 강한 대비가 효과적이다.
셋째, 옷감의 무늬처럼 여러 가지 색채가 함께 사용될 때는 색상 또는 명도별로 나누어 비례의 원리를 적용한다. 예를 들면 붉은 계통색과 푸른 계통색의 비례, 밝은색과 어두운색의 비례를 맞춘다.
한 의복에 두 가지 재질을 함께 사용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두 재질의 면적을 차이 나게 만들어 재질의 주와 부가 뚜렷이 나타나도록 한다. 특히 재질의 대비가 디자인의 중심이 된다면, 재질감의 대비를 강하게 하여 특이한 재질이 충분한 강조점의 기능을 갖도록 적은 면적에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 이유는 특이한 재질은 시각적 힘이 크기 때문이다. 모직 오버코트에 모피 칼라, 새틴 블라우스에 레이스 장식, 코듀로이 재킷에 가죽 덧붙임 등이 이러한 경우의 예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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