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복식디자인의 목표
훌륭한 복식 디자인은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다. 복식디자인에서 추구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설계를 해야 한다.
복식디자인이 추구하는 목표에는 위계가 있다. 우선적 목표는 많은 사람들이 합의하는 보편적인 미(美)로, 다른 디자인들과 마찬가지로 디자인 요소를 디자인 원리에 맞추어 사용함으로써 달성된다. 그 위로는 착용자의 사회적, 개인적 특성에 어울려야 하고 마지막으로 시대적 특성인 패션성에 맞아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최고의 복식디자인은 미적으로 우수하며, 자신의 개성에 맞으며, 유행 감각에도 맞는 디자인이다.
▲ 복식디자인의 목표와 위계
(1) 보편적 미(美) : 조화
보편적 미(美)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통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이다. 보편적 미는 조화의 상태에서 얻어진다. 조화(harmony)는 모든 디자인의 목표이며, 조화된 상태는 변화가 있는 통일(unity with variation)의 상태이다.
복식디자인에서의 조화는 디자인 요소를 디자인 원리에 맞게 사용함으로써 이룰 수 있다. 디자인 요소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표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수단이자 디자이너의 자원(resource)이며, 다자인 원리는 디자인 요소의 활용 방법이다.
디자인 요소에는 선, 색채, 재질이 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은 한다는 것은 어떤 선을, 어떤 색채를, 어떤 재질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다. 또한 디자인의 독특성도 선, 색채, 재질의 독특성으로 표현된다. 최종적으로 표현되는 것은 디자인 요소이며, 이 요소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큰 지침이 바로 디자인 원리인 균형, 비례, 리듬, 강조이다.
디자인 요소별 조화
조화를 이루려면 우선 각 디자인 요소가 통일(unity)을 이루어야 한다. 통일(unity)은 조화의 기본이 된다. 통일은 일관성을 의미하는데 한 복식에서 선, 색채, 재질을 일관성 있게 사용하는 것이다.
복식디자인에 있어서 통일감은 중요하다. 통일감으로 인해 의복 전체의 분위기, 느낌, 용도 성격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복식의 각 부분에서 디자인 요소가 일관성 있게 사용되지 않는다면, 각 부분이 마치 다른 복식에서 가져와 붙인 듯한 느낌을 주며, 통일된 느낌이나 성격을 찾기 어렵게 된다.
그러나 디자인 요소의 무조건적인 통일이 조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통일은 조화를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한 조건은 되지 못한다. 모두 직선만 사용하고, 모두 검은색만 사용하고, 모두 한 재질만으로 디자인한다면 단조롭고 미적으로 가치가 없어진다. 우선 통일을 이룬 후에 적합한 요소를, 적합한 위치에서, 적합한 양만큼을 변화시켜 가면서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재질에 변화를 주고자 할 때는 경우에는 서로 대비되는 재질을 한 옷에서 배합함으로써 변화를 얻을 수 있다. 색채의 경우에도 서로 다른 색채를 한 복식에서 배색함으로써 변화를 이룰 수 있다. 디자이너는 어떤 재질을, 색채를, 얼마만큼, 어느 위치에 배합, 배색할 것인지 결정할 때 디자인 원리를 활용한다. 그러나 선의 경우는 색채나 재질과 조금 다른 성질을 갖는다. 인체의 형태가 이미 곡선으로 된 입체형을 이루고 있고, 움직임에 따라 선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선은 의도적인 대비에 의한 변화 추구는 약하지만, 독특한 디자인 선을 이용하여 강조를 이룰 수 있다.
디자인 요소 간 조화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려면 요소 간의 조화도 이루어야 한다. 각 디자인 요소 사이에 통일과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 요소 간 통일은 선, 색채, 재질의 요소가 서로 일관성을 갖는 것을 말한다. 선, 색채, 재질의 요소들이 모두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향하여 통일감 있게 사용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드레시한 의복을 디자인할 때는 부드러운 곡선, 섬세하고 유연한 재질, 밝은 색채와 같이 세 가지 요소가 모두 추구하는 공통 주제를 향해서 모여야 한다.
통일감을 줌과 동시에 특정 디자인 요소를 변화시켜 디자인의 강조점으로 삼아야 한다. 디자인 요소를 지나치게 통일되게 사용하면 단조롭고 예술성이 없으며 아무런 흥미를 주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고 각 요소를 모두 변화시키면 혼란을 주며, 일관성 있는 주제를 형성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어느 요소를 통일하고 어느 요소를 변화시킬 것인가, 얼마만큼의 변화를 어느 위치에 어떤 방법으로 줄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며, 이것이 조화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가령, 대비되는 재질의 두 가지 옷감을 한 의복에서 조화시키려 할 때는 나머지 요소인 선과 색채를 통일시키는 것이 효과적이고, 반대로 색채의 대비를 할 때는 나머지 요소는 통일감 있게 사용하도록 한다.
조화와 디자인 원리
대부분의 디자인에서 균형, 비례, 리듬, 강조를 대표적인 디자인 원리로 삼고 있다. 이 4가지 원리는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라 '조화'라는 공통된 속성을 각기 다른 방법으로 추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균형의 원리에서 제시하는 대칭 균형은 좌우가 균형을 이루되 지나치게 획일적인 대칭은 피하는 방법이다. 비례의 원리에서 제시하는 부분의 관계는 서로 유사하면서 차이가 나는 관계로 조화가 추구하는 변화가 있는 통일의 구체적인 표현 방법이다.
디자인에서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조화다. 디자인 요소를 디자인 원리가 제시하는 방법을 따라 사용하면 조화를 이룰 수 있다. 후에 복식디자인의 요소와 복식디자인의 원리에서 상세한 내용을 다룰 것이다.
(2) 착용자 특성 : 적합성의 증대
복식은 착용자 특성에 맞아야 좋은 디자인으로 평가된다. 적합한 디자인을 결정하는 착용자 특성을 살펴보면 인구 통계적 특성, 사회적 특성, 그리고 개인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질인 개성과 체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착용자의 특성과 디자인의 관련성은 후에 복식디자인의 실제에서 상세히 다룰 것이다.
(3) 패션성 : 시대적 미의 표현
아름다움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시대마다 미의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은 시대에 창출되는 모든 조형 예술에 공통으로 표현된다. 시대보다 더 짧은 기간으로 바라보면, 매년 또는 시즌마다 유행하는 스타일이 있으며, 이것에 맞는 것이 아름답게 보인다. 유행이 지나가면 아름답다는 느낌은 사라진다.
사회가 변화하고, 생활양식이 바뀌고,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이 바뀜에 따라 유행하는 스타일은 계속 변화하게 되고, 아름답다는 기준도 계속 변화한다. 그러므로 복식디자인을 할 때는 유행에 의한 미의 변화를 항상 고려하여야 한다.
시대에 따라 적합한 디자인을 창조해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미의 기준을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복식의 유행 현상에 대해서는 후에 기성복 디자인 부분에서 상세히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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